제운스님의 달마도
 

  경기데일리, 슬픈 가을  
 
제운
2019-10-01 11:58:20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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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가을(哀秋)


인심대립물상추 人心對立物霜秋
유수성성야불휴 流水聲聲夜不休
약물려군분이법 若勿余君分二法
미타천국현전구 彌陀天國現前求

인심은 대립하고 형편은 가을서리라
흐르는 물소리 밤에도 쉬지 않고
만약 너와 나라는 편 가름 없다면
우리가사는 세상이 미타천국일세라.

가을이다. 가을이라는 계절은 우리에게 어떻게 다가오나 만약 꿈에 부푼 신혼이라면 우수수 떨어지는 낙엽을 축복으로 받아드린다. 그리고 떨어진 낙엽을 밟으며 행복의 설계를 하겠지만 어느 우울한 중년 남녀가 떨어지는 나뭇잎을 밟을 때면 지난 설움 그리고 절망이 가슴을 메우지는 않을까?
이토록 같은 계절도 개인의 처한 환경에 따라 상반이 된다. 나 역시 가을이 오면 무척이나 슬프고 우울했던 과거가 떠오르기도 한다. 10대 후반 해인사에 입산해서 얼마간의 행자생활을 하다가 팔공산 동화사에 큰 선지식(京山스님)이 무문관(無門關) 수행을 마치고 와서 머문다는 소식을 듣고 동화사로 왔다. 그때가 한여름이다. 무더운 여름의 행자생활은 참 힘들었다. 새벽 3시에 일어나 부처님께 예불을 하고나서 스님들 공양 준비를 해야 했고 아침 공양이 끝나면 산에 올라 나무를 해야 했다. 그렇게 힘든 생활을 하다 그해 음력 10월 보름날 수계를 할 수 있었다. 수계는 시간만 지나면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수행을 감내하지 못하고 하산하기도 하고 그것을 감내했다 하더라도 수계를 받기까지 신상이나 행동에 문제가 있다면 수계를 받을 수 없다.
  그렇게 수계를 받고 잠시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면서 후회는 아니지만 스스로 자문을 해보게 되는데, “내가 중이 된 것이 사회를 잠시 도피하기 위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과 아니야 불문에 들어오는 것은 인연이 있어야 하니 내가 중이 된 것은 어쩌면 운명인지도 모른 다.” 는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 나는 고향을 생각하며 버스에 몸을 실었다. 순간 버스에서 흘러나오는 노래가 내 가슴을 그토록 후벼 파는지 지금 생각해도 너무 슬펐다. 그때가 낙엽이 나뒹구는 늦가을이었다. 어떤 사람은 슬픔의 계절이요 어떤 사람은 기쁨과 꿈이 서린 계절이 된다.

오늘 이 가을을 사회적으로 보면 인심이 대립하는 계절이다. 인심이 대립한다는 것은 사람들의 마음이 각박하고 편안하지 못하다는 말이다. 흐르는 물소리가 밤이라고 쉬겠는가? 아무리 정권이 바뀌어도 서민들의 고단한 삶은 마치 물소리 밤에도 쉬지 않는 것처럼 우리들 삶은 힘들고 고단하다.
어느 사회나 인간사회는 갈등이 있기 마련이다. 이런 갈등은 균형이 깨질 때 더욱 심화 한다. 앞 정부에서 있었던 일들은 적폐청산이라는 이름아래 검찰의 특수부를 보강해가면서 시퍼렇게 칼을 들이 됐다. 기무사령관이었던 이재수가 자식들이 보는데서 집안 압수수색을 당하고 수갑까지 채워졌을 때 그는 얼마나 자신이 비참했음을 느꼈을까 하는 생각은 그의 죽음이 말을 해준다 하겠다. 한진 회장 조중훈도 검찰의 칼날에 결국 숨졌다. 그런 일이 있어도 대통령이나 이 정부 그 누구도 검찰개혁이니 국민 인권이니 하는 말은 하지 않다가 온갖 비리로 이 가을 수놓은 자기사람이 검찰에 조사를 받으니 대통령이 나서 국민의 인권이니 검찰의 인권이 어떻고 본질하고는 관계없는 사법개혁을 들고 나오며 검찰을 압박했다. 이 일을 두고 보면 인권변호사 출신 대통령이 맞는가 하는 강한 의심이 든다. 앞 정부에 대해서는 인사문제 등 사사건건 문제제기를 하던 사람들이 지금 보면 앞 정부 보다 더하면 더 했지 못하지 않는 것이 전문성과 전혀 관계없는 사람들로 국가와 공사의 중요 보직에 자리를 앉혔다. 대통령이라면 국민을 하나 되게 해야 함에도 그런 것은 전혀 없는 마이웨이다.

그러해서 만약 이런 편 가르기가 없는 공정한 민주사회라면 세상은 살만한 가치를 넘어 현현한 미타천국(彌陀天國 아미타부처님이 계시는 곳으로 온갖 근심이 없고 즐거움만 가득한 세상)이 될 것이다. 한 나라가 바로 서려면 그 나라 통치자가 바로 서야 한다. 오늘 우리사회를 보면 그 어느 때보다 갈등, 편견, 진영 이데올로기에 빠져있다.
대한민국의 헌법가치는 엄연한 자유민주주의 공화국이다. 그럼에도 온갖 비리는 제쳐두고 라도 사회주의 사상 투쟁으로 감옥까지 갔다 왔고 심지어 그것을 반성도 하지 않는 그런 사람을 법을 통괄하는 법무장관에 앉히겠다, ‘하겠다.’ 하는 발상이 웃긴다 하지 않을 수 없다.
이제는 결실의 계절인 만큼 대통령과 정부 여당이 나라가 바로 서고 국민을 편하게 해서 슬픈 가을이 아니라 결실의 기쁨을 함께 하는 계절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러기 위해서 가장 힘이 있는 대통령을 지키자고 촛불 들거나 서초동 법원도로 사람 좀 모아놓고 대전인구 150만 보다 많은 200만 촛불시민 어떻고 하는 반혁명적 발상을 버리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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