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운스님의 달마도
 

  세상이 야속해도 봄은 온다 [경기데일리 발표]  
 
제운
2019-09-11 17:10:18
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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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야속해도 봄은 온다


청산녹수임심신 靑山綠水任心身
명월청풍야속순 明月淸風野俗巡
시아비군증오세 是我非君憎惡世
시래절기개화춘 時來節氣開花春

청산녹수에 몸과 마음을 뒀건만
명월청풍이 야속 하구나
내 옳고 너 그르다는 세상 미워도
때 되면 꽃피는 봄이 오는 것을.

세상이 변화하고 따라서 인심도 변화 한다. 이렇게 변화하는 세상 변화의 끝은 없다. 다만 변화는 변화를 위한 변화가 아니라 그 근원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변화일 뿐이다. 가령 아무리 여름이 깊다 해도 가을은 오고, 가을을 애써 오래 지속하려 해도 오는 겨울을 막지는 못한다. 겨울이 매섭긴 하지만 오는 봄을 밀어내지 못한다. 이것이 자연의 순리고 법칙이다.  
수행의 문턱도 아무나 들어서지 않는다. 인연이 있어야 한다. 길에서 먹고 길에서 자는 노숙자가 만약 절간에 간다면 따뜻한 공양과 편한 잠자리를 가질 수 있지만 인연이 없는 사람은 거리에서 죽음을 맞을지라도 그곳을 찾기 어렵다.

청산녹수에 몸과 마음을 두더라도 현실을 넘을 수는 없다. 그것을 말한다면 오늘의 미디어다. 미디어가 홍수처럼 쏟아지고 그 홍수는 멀리하기는 어렵다. 그것이 몸과 마음이 비록 세속과 떨어진 청산녹수에 있을지라도 현실의 궤도를 벗어나긴 어렵다.
새는 산과 들을 날면서 배를 채우고 살아가지만 동토(凍土)가 지속되면 살려고 해도 살아가기 어렵다. 여기서 청산녹수가 현상계요 공간적이라면 명월청풍은 시절을 말한다. 시절은 다시 시간으로 돌아가 마치 뜬 구름같이 실체가 온전하다 할 수 없는 것이 오늘 사회상을 말한다. 현재 돌아가는 현실이 여와 야, 그리고 좌파 우익이 서로 극렬히 상충하기에 야속한 세상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한 현실이 나를 아프게 하고 이웃을 아프게 한다. 나는 옳고 너는 그르다(내로남불)는 증오가 넘치는 세상이지만 때가 되면 얼어붙은 동토는 사라지고 희망에 찬 봄이 온다는 사실이다.

예로부터 내려오는 말에 제아무리 아름다운 꽃도 10일을 넘기기 어렵고, 달도 차면 기운다 했다. 권력 또한 이와 다르지 않아서 권불십년이라 하지 않던가? 현재의 권력이 영원할 것 같아도 이것은 불교의 인생 비유 우화 안수정등(岸樹井藤)에 지나지 않는다. 안수정등이란 언덕의 나무요 우물의 칡덩굴이라는 말로써 검은 쥐 흰쥐가 밤낮없이 갉고 있는 가운데 광야에서 미친 코끼를 만난 나그네가 잠시 우물 속에 몸을 숨겨 칡덩굴에 매달린 채 벌이 떨어뜨려주는 꿀맛으로 순간을 넘기지만 우물아래는 네 마리의 독사가 그를 기다리고 있다. 이것은 우리의 인생을 비유한 말이다.
옛말에 “때는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이 때를 놓치지 말라”(時乎時乎不再來勿入期時)는 말을 오늘 우리들의 삶에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권력자일수록 역사의 피드백을 잊어선 안 된다. 현재의 권력이 가문의 영광으로 여기는 순간은 짧고, 역사의 수레에 죄인이 되기 쉽다. 그대가 진정 가문을 생각하고 명예를 소중히 여긴다면 칡넝쿨에 매달려 잠시 꿀맛에 취해 네 마리 독용이 기다리는 우물 속에 빠지지 않길 바란다.

불교의 금강경에 삼세불가득(三世不可得)이라 했다. “과거는 지나갔고, 현재는 순간순간 지나고 있고, 미래는 아직 오지 않았다.” 는 말이다.
신라시대 삼국통일에 큰 이바지를 했던 자장율사(慈藏律師)는 당시 대국통(大國統)이다 대국통은 나라의 스승이고 국가의 방향을 정하는 위치이지만 왕이 더 큰 자리를 배려하려 하자 그는 “계를 가지고 하루를 살지언정 계를 파하고 100년 살기 원하지 않는다.”했다. 이 말의 뜻을 공직의 길에 들어서고자 하는 사람들은 한번 새겨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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